다큐멘터리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웃자고 한 얘기에 ‘다큐’로 반응한다” 이런 말이 자주 쓰이는 걸 볼 때마다 괜히 혼자 ‘아니 다큐가 뭐 어때서… 재미있는 다큐도 많은데!’ 생각하곤 하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저뿐만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한줌, 아니 반의 반줌일지라도 어딘가에는 분명히 이 작품들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거야, 하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다큐 모임을 열어봅니다. 다큐도 결국 사람 이야기이고 모든 이야기는 저마다의 재미를 품고 있으니까요.
혼자 보기 아까운 다큐들로 구성했습니다. 개인의 경험 기록에서 출발한 사적 다큐멘터리(<성덕>,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 과학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다큐멘터리(<인피니티: 무한의 세계로>), 문제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다큐멘터리(<다운 폴: 더 보잉 케이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우리 삶을 둘러싼 주제들을 뽑아내 함께 얘기 나누려고 해요.
공공연히 팬을 자처했던 연예인이 물의를 일으켰을 때의 마음을 느껴보고, (약간은 머리 아플지도 모르지만) ‘무한’과 ‘영원’의 존재를 그려본 다음 나만의 언어로 설명하고, 참사에 대한 기억을 나누며 다음을 생각하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모든 생명의 필연인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살짝 발을 담가볼 예정입니다. 다큐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참여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 제가 선정한 네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큐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답하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반드시 정제된 의견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벼운 감상과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진지하고 깊은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대화의 스펙트럼이 넓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전제 하에 대화를 나눌 거예요.
* 각각의 다큐와 어울리는 책을 추천했는데요.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다큐만 보고 오셔도 대화를 나누기에는 충분하지만, 해당 주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보고 싶다면 꼭 책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려요. (*책에 대해서는 제가 모임 시간에 간략히 설명해 드릴테니 완독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으셔도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