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신드롬>

‘중.꺾.마’. 작년 최고 유행어를 낳은 카타르 월드컵 재밌게 보셨나요? 2002년의 ‘꿈은 이루어진다★’가 2022년에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유행어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법. 20년 간극을 두고 시대정신이 크게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어떤 만화는 시대를 초월해 다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무려 30년 전 만화인 <슬램덩크>가 그 주인공인데요. 3040의 추억 소환은 물론 MZ들에게도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극장에서는 300만 관객 돌파가 눈앞이고,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장악에, 굿즈 완판에 아주 난리도 아니랍니다.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성장기를 다룬 이 스포츠물에는 ‘중.꺾.마’ 정신의 정수가 담겨있죠. 우리는 왜 ‘중.꺾.마’를 사랑하며 왜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걸까요? 시대와 세대를 뛰어 넘은 이 작품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영광의 시대를 맞은 <슬램덩크>, 여기에 한국 최초로 넷플릭스 1위를 달성한 <피지컬:100>를 곁들여 함께 탐구해 봅시다.

<아카데미를 삼킨 에.에.올>

모든 것이 모든 곳에서 모두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평행우주 이야기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나’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영화입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5%,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10개 부문, 11개 후보)을 세웠습니다. 그야말로 영화사에 한 획을 긋고 있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만날 때는 수상 결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대됩니다. ‘나’로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미움 받을 용기>와 같은 정체성 탐구에 관한 책이 늘 베스트셀러 상위권입니다. “당신은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라고 말해주는 심리학박사 오은영 선생님도 스타가 되었죠. ‘헬조선’을 살던 우리가 성찰한 결과일까요? 당신의 정체성은 안녕하신가요? <에.에.올> 속 돌처럼 다정하게 소통해 봅시다.

<연애, 결혼 빠진 로맨스>

이상한 일입니다. 결혼하는 커플은 점점 줄어드는데 연애‧결혼 시장은 호황입니다. 결혼정보회사, 소개팅 어플 업체 이용자는 늘어나고 매출은 치솟고 있습니다. 비혼 주의는 만연한 가운데 연애 프로그램은 전성시대를 맞았죠. <환승연애>, <나는 솔로>, <솔로지옥> 안 보면 웬만한 대화에 끼기도 힘들다던데… 혹시 겪어보셨는지요? 연애 관련 유튜버, 고민 상담 SNS 채널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왜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생겼을까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소개팅 어플로 만나 섹스파트너가 된 29세 여자와 33세 남자의 이야기인데요. 과연 그들이 잃은 것,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의 변화된 연애관과 결혼관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 보면 될까요? 아니면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할까요? 이 시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탐구하고 나의 생각을 나누어봅시다.

<Don’t look up VS Look up>

6개월 뒤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나요? 어떤 이들은 하나의 시대정신을 우산삼아 뭉치고 어떤 이들은 시대정신은 개-뿔, 각개전투할겁니다. 지구 종말을 앞두고 화합과 분열이 난무하는 혼란한 세상을 영화 <Don’t look up>이 보여줍니다. 지구 종말을 다룬 재난 영화지만 어둡고 공포스러운 장르는 아닙니다. 시종일관 웃기는 블랙코미디입니다. 정치, 기업, 미디어, 학계, 종교 가리지 않고 모두 까기 하는데요. 지독한 풍자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살짝 우울할 수는 있겠습니다.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았을 때 개인의 이기심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게 되겠죠? 만약 우리가 <돈룩업> 속 인물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더 나아가 우리가 시대정신을 선도할 수 있다면, 어떤 슬로건을 만들 건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지막 시간을 장식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