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북타워까지 갖고 있는 저는, 독서가 취미라고 하기에는 책을 너무 좋아하지만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책을 들여다 보지 않는 고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 없이 책을 꼭 한 달에 한 권은 읽겠어 라고 다짐을 해놓고 3월이 끝나가는데 첫 한 권도 펼치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 역시도 이 고질병을 이제는 좀 고치고자 근 한 달 동안 출근길에 10-20분씩이라도 독서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 어렵다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을 완독했어요. 짝짝짝.

한 달 동안 느낀 바로 독서 습관의 핵심은, 정말 짧은 10분이라도 책 표지를 펼쳐서 읽는 것이었어요. 저는 일산에서 저희 사무실인 공덕까지 경의중앙선을 타고 오는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의중앙선.. 절대 출근길에 앉아 갈 수 없거든요. 30분 내리 매일 유튜브 쇼츠만 보고 있는 내 모습이 견디기가 힘들어 이 '틈새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큰 차이가 있을까 싶었지만,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해냈다는 그 기분 좋은 성취감이 은은하게 마음에 자리 잡아 하루를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번 읽으면 이 책을 꼭 끝까지 읽어내고야 말겠어 라는 너무 큰 욕심이 들면 그 욕심을 내려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더라구요. 함께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독서를 하면서 사람들과의 대화가 시작되고, 매일 하던 생각이 아닌 새로운 주제에도 관심을 두는 경험을 즐겨 보세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 또 왜 나처럼 책을 읽지 못했는지 삶의 이모저모를 나눠 보세요. 독서 동료들과 함께 책과 조금씩 친밀감을 쌓아가면 어느샌가 나도 '틈새 독서'를 할 여유를 기다리고, 그 시간이 반가워질 때가 올 겁니다.

* 사놓고는 아직 시작하지 않은 책을 가져와 주세요. 발을 들여놓고 나면 일상에서 10-20분을 내는 게 조금 더 쉬워진답니다. 에세이, 시집, 인문학 서적, 소설, 만화책, 다 좋아요. 주제도 다양할 수록 좋습니다. 미술, 과학, 역사, 정치 등등..

* 한 가지 원칙은 무조건 종이책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고, 상대방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곁눈질로 바라볼 수 있는 총체적인 독서 경험이 중심이니까요.

🏘 오늘의 코스

> 포트레이트커피바(카페) → 도보 4분 → 프롬하노이(맛집) → 도보 6분 → 미완성식탁(디저트)

📍포트레이트 커피바 @portrait_coffeebar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 찾아가면 아직 한적하니 상쾌한 기분을 즐길 수 있어요. 포트레이트 커피바는 인기가 워낙 많아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웨이팅을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요. 문을 들어서서 바로 오른쪽에 6명이 다같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도 있으니까 무조건 그 자리를 선점하도록 해요! 필터커피도 원두가 다양하고 맛있으니 독서를 도와줄 음료 친구를 고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소르베나 비엔나 커피도 매우 맛있다고 합니다.

📍프롬하노이

너무나도 흔해진 베트남 쌀국수 맛집 사이에서도 탑티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야기도 식후경이잖아요. 안하던 방식으로 주말을 보내면 금방 허기가 질 거예요. 마음의 양식을 채웠으니 일용할 양식을 먹읍시다. 반쎄오가 특히 맛있으니 쌀국수, 분짜랑 각각 시켜 나눠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카페에서 읽었던 책에 대해 다들 하고 싶은 말로 가득할 텐데,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장소로 안내 드려요.

* 자리가 없어 3명씩 따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 있습니다.

📍미완성식탁 @incompletetable

망원동의 터줏대감처럼 그 자리를 오래토록 지키고 있는 작은 마카롱 가게입니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구요, 솔드아웃이 꽤나 빨리 되어 먹고 싶은 맛을 먹으려면 발걸음을 빨리 해야 합니다. 프랑스 피에르 에르메 스타일 마카롱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기 때문에 유행을 타지 않고 사람들이 스테디하게 계속 찾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꾸준히 사랑을 받는 곳의 매력은 무엇인지 맛보며 기분 좋은 주말 오후를 시작해요. 배 통통 두드리며 산책하듯 갔다 만남을 마무리합시다.

📍라바즈 la_base_official

모처럼 나왔는데, 이 여운을 조금 더 즐기고 싶다면..! 집 가는 길에 테이크아웃 디저트 전문점을 하나 더 추천 드릴게요. 집에 가져가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행복을 나눌 수 있어요. 가격대가 조금 있긴 하지만, 정말 그 값어치를 하는 곳입니다. 타르트 종류 특히 추천해요!

✅ 상세 정보

* 각 장소 별로 이용 방법, 추천 메뉴, 주변 맛집 및 놀거리 등의 상세 정보를 모임 2시간 전에 받아볼 수 있어요.

* 당일날 1부터 10까지 구체적인 진행 방법과 지령을 드립니다. 에디터가 미리 답사를 하면서 느꼈던 사항을 자세하게 정리해서 드려요.

* 참여비는 원활한 진행과 노쇼 방지를 위한 금액으로, 참여하신 게 확인되면 1-2일 후에 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