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에는 사랑과 관련된 영화와, 그에 꼭 어울리는 시들을 모아보았어요. 이 모임을 준비하면서 주변에 ‘최애 사랑 영화와 시’를 물어보았어요. 신기하게도 스무 명이 넘는 사람 중에 같은 영화를 꼽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저마다 사랑과 연애에 대해 가진 기억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함께 볼 네 편의 영화는 각각 누군가가 선택해 준 최애 사랑 영화랍니다.
이와 비슷하게, 시의 어떤 구절은 어느 시기에만 보이기도 해요. 보이지 않던 구절이 어느 날 훤히 보이기도 하고, 내 것 같이 소중히 여기던 문장에서 어느 순간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기도 하지요. 신기하게도 어떤 시는 어떤 사람에게만 활짝 자신을 열어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가끔 시가 레몬주스 편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레몬주스로 쓴 글자들은 투명해 보이지 않지만, 불앞에 가져다 대면 눈에 보이기 시작하잖아요.
이번 모임에서는 당신을 위해 쓰려진 레몬주스 편지 같은 한 편의 시를, 하나의 문장을 발견하는 게 목표예요. 더불어, 매회 시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아가 몇 줄의 글 또는 한 편의 시를 써 본다면 좋겠어요. 어떤 문장이 어떤 시기에만 읽힌다면, 반대로 어떤 문장은 어떤 시기에만 쓸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시 쓰기에 대한 막막함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가지 구체적 방법과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 마셔요! 시를 한 번도 읽고 써 본적이 없다면, 당신에겐 초심자의 축복이 함께할 거예요(오히려 좋아). 서로 초고의 첫 독자가 되어주고, 서로의 쓰기를 응원하는 모임이 되길 바라요.
* 더욱 원활하고 폭넓은 대화를 위해 참여하시는 분의 성비를 균형 있게 모집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