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 펴낸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의 작가 님들을 모시고, 삶과 정체성 그리고 취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함께 다듬고 만들어낸 민음사 김화진 편집자의 시선을 따라 에세이를 내기까지 작가님의 일상 속 읽기와 쓰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매일의 영원' 시리즈에서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을의 저자, 김남숙 작가입니다. 작가 님과 함께 일상을 쓰는 일, 영화를 즐기는 법, 취하고 싶은 날과 취했을 때 마주하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내 생각과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고, 그것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썼지만, 어떤 날은 내가 그런 글을 썼다는 사실이 무서워진다.”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은 첫 소설집을 묶은 뒤 한 소설가에게 찾아오는 생활의 변화와 그와는 무관하게 오래 이어져 온 감정의 파도, 소설을 쓰는 일과 읽는 일, 그 반대편에서 꾸려지는 생활의 일을 담고 있습니다.
주로 먹고 마시고 떠나간 누군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작가의 일상은 현재의 나와 가장 멀었던 과거의 나를, 과거의 친구를, 과거의 공간을 자꾸만 소환하는 지독한 습관들로 가득합니다.
담담한 얼굴로 가만한 지옥에서 사는 일상을 들려주는 작가. 혼자임을 견딜 수 없지만 동시에 너무나 혼자 있음에 안도하는 사람. 소설가 김남숙이 기록한 쓸쓸하고 성실한 생활에 대해 들어 봅니다.
소설가가 일상에서 소재나 등장인물을 그러모으듯, 에세이에서 소설가의 일상을 조각조각 모아 봅니다.
<참여 유의사항>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 김남숙
무엇을 쓰고 싶은가? 잘 쓸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던지는 도망칠 수 없는 질문들에 최선의 슬픔과 비관의 미학으로 답하고자 애쓰는, 취중과 진심을 오가는 소설 쓰기에 대한 고백
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2020년 첫 소설집 『아이젠』을 펴낸 소설가 김남숙의 첫 번째 에세이가 ‘매일과 영원’ 시리즈 일곱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2020년 민음사 블로그에 「진탕 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들에서 출발하여,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한 회피와 회고, 잃어버린 타인에 대한 환영과 환멸을 담아 『가만한 지옥에서 산다는 것』이라는 한 권의 산문집이 완성된 것이다. 첫 번째 소설집을 출간할 당시 김남숙은 “익숙해져 버린 비루한 삶의 모습을 독창적인 화풍으로 새롭게 형상화하는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그의 소설은 자주 비관적이고 대개 우울하며, 날것의 이미지와 언어 들로 날선 인상을 주지만, 정을 주지 않으려 애쓰는 문장으로 쓰여진 소설들은 무척이나 정에 약하고, 정 때문에 자주 슬퍼지는 사람들을 그리는 듯하다. 무기력하고 비관적인 인물을 그리게 된 작가에게는 어떤 생활과 생각이 자리하고 있을까? 왜 그렇게 써야 했고, 그렇게밖에 쓸 수 없었을까? 에세이를 쓰는 내내 김남숙은 스스로에게 그런 것을 묻는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제는 독자가 작가의 질문 속을 거닐게 될 것이다. 가만한 지옥 같기도, 사소한 천국 같기도 한 한 권의 책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