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 펴낸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의 작가 님들을 모시고, 삶과 정체성 그리고 취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작가님의 글을 함께 다듬고 만들어낸 민음사 정기현 편집자의 시선을 따라 에세이를 내기까지 작가님의 일상 속 읽기와 쓰기를 함께 살펴봅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매일의 영원' 시리즈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의 저자, 권민경 시인입니다. 권민경 시인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꿈꾸는 일, 한 편의 시와 같이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영화들, 삶의 촘촘한 등고선에 대처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사진 출처: 나디아
“어느 날 문득 나는 친구가 재밌게 읽을 만한 글, 읽고서 좋아할 만한 글이 쓰고 싶어졌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는 시인의 현재를 만든 수많은 출발점들에 대해 그려 냅니다.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꾸는 꿈, 꿈을 향해 걷는 도중 만난 예상치 못한 언덕, 숱한 언덕을 돌아보며 확립된 담담한 태도가 비단 한 시인의 삶만이 아니라 많은 독자들과 나눌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로 읽힙니다.
각자의 손에 쥔 삶이라는 지도에는 등고선이 표기되어 있지 않기에, 언제 어디서 가파른 언덕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처음 피어난 꿈, 좌절의 경험, 그 시간을 통과해 오며 완성된 자신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나누어 보아요.
권민경 시인이 꾸는 꿈의 항로는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요?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강렬한 이미지나 장면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면?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뜻밖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나만의 주문이 있다면?
오늘의 산문집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 함께 읽기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함께 꿈을 꾸는 책’입니다. 문학과 시에 대한 열망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어떻게 지켜 나가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꿈의 항로를 한 편의 책으로 엮어 내기까지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권민경 시인에게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강렬한 이미지나 장면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일과 영원’ 시리즈의 에세이에는 언제나 작가가 즐겨 보는, 혹은 몇 번이고 다시 보는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가 한 편씩 등장합니다. 영화를 바탕으로 취향에 대해 함께 탐구합니다. 권민경 시인과 함께 ‘이미지’가 줄 수 있는 충격을 알려 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쥔 채, 뜻밖의 언덕을 마주했을 때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가 ‘함께 꿈을 꾸는 책’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삶에서 마주하였던, 혹은 마주하게 될 숱한 언덕에 대한 시인의 씩씩하고 담담한 태도가 책에 담뿍 내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한 고난에 대처하는 나만의 주문이 있다면 함께 외쳐 보아요.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 권민경
오직 좋아하는 친구만을 생각하며 쓰기,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만 말하기,
경사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단 걷기,
시에 대해 묻기보단 자신만의 시를 선언하는
씩씩하고 쓸쓸한 시인의 문학 일기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를 출간하며 꿈과 생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강렬한 작품을 선보여 온 권민경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으로서의 자신을 ‘칼잡이’라 정의 내리며 자신만의 꿈 찾기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의 시 세계가 지금과 같이 뚜렷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던 데에는 ‘여정’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숱한 시간들이 바탕에 있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에는 권민경 시인이 친구가 재밌게 읽어 주기를 바라며 처음 문학적인 글을 써 보기로 했던 순간부터, 글에 점차 스스로를 투영해 가며 자신만의 형식을 깨닫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들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끼친 유년 시절의 기억까지 촘촘히 깃들어 있다. 권민경 시인의 시종 담담하고 씩씩한 태도는 흔히 쓸쓸함이나 고독함이라 떠올리기 쉬운 문학의 얼굴에 가뿐한 웃음을 띄운다.
만일 당신이 당신만의 여정을 겪어 내는 도중 빼곡하게 들어찬 뜻밖의 등고선을 마주했다면,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를 펼쳐 보자. 이 책과 함께라면 웃음을 잃지 않고도 아득한 언덕길을 넘어갈 수 있다.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는 즐거움으로부터 시작되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담담함을 바탕에 두고 씩씩하게 이어지고 있는, 다름 아닌 권민경 시인의 문학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