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는 부정적인 편향성을 갖고 있다고 해요. 삶을 살면서 겪는 행복하고 기쁜 순간들보다는 좋지 않았던 부정적인 기억이나 경험,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대요. 위험한 사건들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했던 사람들이 결국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인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의 구조가 부정적인 정보에 더 잘 활성화되고, 우리에게 더 오래 남아 영향을 끼치도록 진화를 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서 부정적인 것에 과민해진 거예요. 그래서 긍정적인 일이 3번이 일어나도 부정적인 일이 1번 일어나면, 그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된답니다. 얼마나 억울합니까? 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데, 내 뇌가 그걸 원치 않는 것 같아요. 아무튼, 내가 유독 슬프고 힘든 건 모두 우리의 뇌 탓입니다. 뇌를 갖고 태어난 이상, 이렇게 살아야 해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저는 사랑할 만한 것들을 많이 만났어요. 눈이 소복히 쌓인 밤이 지나고 출근길에서 만나는 집 앞 눈사람도,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사진 찍는 작고 귀여운 다육이들도, 비온 뒤 살짝 건조한 날도, 친구를 위해 낑낑 고생하며 준비한 생일 케이크도, 어두컴컴한 술집에서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공인 것처럼 웃고 떠들던 그 순간들도, 사소한 것들이지만 모두 절 살려낸 작은 구명튜브들이었어요.

이렇게 난 사랑하는 것이 많은데, 자꾸만 힘든 일이 찾아오면 마음이 약해지는 게 자존심이 상했나 봐요. 전 어느 날부터 '내가 좋아하는 ㅇㅇㅇ' 등의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날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그 리스트는 계속 채워지고 있으며, 그렇게 전 부정적 편향이라는 뇌의 필연적 운명을 이겨내고, 긍정적인 사고와 낙관적 사유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함께 만나, 부정적인 일들만 기억하려는 뇌에 대항하여 좋아하는 것들 리스트를 만들 거예요. 지금은 이게 별 게 아닌 것 같아 보일 거지만, 언젠가 인생에 나 홀로 남은 것만 같은 날이 찾아올 때 내가 썼던 이 리스트가 정말로 휩쓸려 없어질 것 같은 나를 단단히 붙잡아줄 겁니다. 약속할게요! 저를 믿어 보시고, 2023년 1월을 사랑하는 것들로 채워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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